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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느님, 저의 모든 것을 당신께 맡깁니다. »

 

 

올해 우리는 1984년 5월 3일 서울에서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거행하신 한국103위 순교성인 시성식의 3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인 93인을 포함한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 사제 10인입니다. 한국 교회의 건립을 위하여 함께 피를 흘리신 한국과 프랑스의 성인들입니다.

 

또한,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과 함께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의 시복식이 거행될 예정입니다. 이 순교자 중에 중국인인 주문모 야고보 신부가 계십니다. 그는 1794년 12월 23일부터 조선에 정착하여서 1801년5월31일 군문효수형으로 삶을 마치셨습니다. 이번 시복식으로 한국 교회의 건립을 위하여 생명을 희생하신 조선인, 프랑스인 그리고 중국인 순교자들 공경하게 될 것입니다.

 

믿음이란 한 세대의 충동적인 행동의 결과가 아닙니다. 믿음은 계승의 결과물입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전 세계 다른 국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믿음이 계승되었습니다. 중국을 방문한 조선 선비들이 복자 마테오 리치 선교사님의 저서인《천주실의》를 읽고 그리스도교를 받아드리고 18세기 조선에 자신들의 믿음을 전파하였습니다.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연구하기 위해서 이벽을 중심으로 모인 것이 한국의 첫 믿음 공동체였습니다. 성령님께서 이들의 마음을 감화하셔서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 담긴 진리에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요한 3, 8). 1784년은 한국 교회의 건립이 이루어진 해라고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1784년 음력 1월 이승훈은 예수회 소속의 선교사인 그라몽 신부로부터 영세를 받고 조선 천주교회의 주춧돌이 되라는 뜻에서 베드로(반석)라는 세례명을 받았습니다. 몇 명의 선비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이 조선 땅에서 자라기 시작한 것입니다. 순교자들께서는 이 씨앗이 자라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그들의 귀한 피를 땅에 뿌리셨습니다. 주문모 야고보 신부님께서 최초로 한국 사람들을 위하여 조선에 오셨고 그 이후 모방, 샤스탕 신부님 그리고 앵베르 교주님과 같은 수많은 선교사님께서 교황님의 요청에 응답하여 조선 사람들을 위하여 그리고 한국 교회가 자라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생명을 희생하셨습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요한 12, 24). 한국은 이러한 수많은 위대한 순교자들의 땅입니다.

 

이번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개최하는 전시전은 이 위대한 순교자, 믿음의 조상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계획되었습니다. 전시된 작품들을 통하여서 우리는 그들의 모습과 그리스도를 향한 충직을 지키기 위하여 견뎌야 했던 고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았고 모든 것을 드렸고 그들의 생명까지 그리스도께 바쳤습니다. 그에게는 속세의 삶은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의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분들을 국경, 언어와 문화를 넘어 우리를 하나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지금도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믿음과 사랑과 진리를 우리와 나누셨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서 승자의 왕관을 하늘로부터 받으셨습니다.

 

음악은 순교자님들의 말씀을 전하기 위한 놀랍고 효과적이고 가장 성스러운 매체입니다. 음악은 전 세계에서 공용되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나라와 국경 그리고 문화를 초월하여서 세계 모든 사람이 나누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순교자분들을 기리기 위한 음악회를 세실협회가 개최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깁니다”는 10가지의 다른 언어로 순교자들이 걸어간 길을 되새기며 같이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은 항상 우리의 으뜸이어야 하며 우리 삶의 중심이셔야 합니다.

 

2014년 7월 27일 

홍상 미카엘신부

 

파리 외방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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