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비달, "끊임없는 호기심이 열정의 근원"
- Teresa KIM
- 2011년 11월 16일
- 3분 분량
[OSEN=이정아 기자]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은행잎이 만들어내는 가을의 정취에 빠져있는데 어디선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클라리넷 소리가 들려왔다. 청명한 클라리넷 소리가 더해지니 마치 이 가을의 풍경 속에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이 클라리넷 소리는 세계적인 클라리넷 연주가 도미니카 비달에게서 전해지는 것이었다. 그는 청명한 클라리넷 소리만큼이나 따뜻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비달은 삼위일체 은수 공동체 베로니카 수녀(은수자)를 돕기 위한 뜻 깊은 공연을 위해 이달 초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음악 소리만큼이나 인상이 정말 좋다고 하자 그의 얼굴에는 그 사람 좋은 미소가 번졌다. 전 세계를 돌며 바쁜 일정을 소화화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국은 처음 방문이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궁금했다. 사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많은 한국인 제자들이 그의 음악적인 가르침을 받았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마치 내 프랑스 집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처음 왔는데도 도착하자마자 내 집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사람들도 무척 친절하고 예의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공연을 하는 그인 만큼 공연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터다. “내가 공연을 하는 것은 문화 전달의 의미가 있다. 문화를 주고받는 것이다. 나는 나의 문화를 전달하고 음악을 듣는 이들은 또 그들의 문화를 내게 주는, 일종의 관계다.” 그런 그는 이집트에서의 공연을 잊지 못한다. 종교도 문화도 너무나 다른 그곳에서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를 한 것은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깨우는 것과도 같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비달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는 자신과 다른 종교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다. 하지만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이들과 연주를 한다. 난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 사실 국내에서 클라리넷은 매우 대중적인 악기는 아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알고 있다.(웃음) 모차르트는 클라리넷을 접하고 아버지에게 ‘정말 우아한 악기를 접했다’고 편지를 썼다. 그는 마지막 생을 클라리넷 곡을 쓰는데 모든 열정을 쏟았다. 그래서 그의 클라리넷 곡을 연주하노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영원성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클라리넷은 정말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인간의 영혼을 울리는 악기다.” 비달은 다른 장르의 음악에도 관심이 무척 많다. 편협하지 않은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음악을 좋아한다. 그 가운데도 나는 영화 음악 작업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영화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고 재즈도 즐겨 듣는다.” 그 가운데 한국 음악도 좋아하는지 궁금했다. “한국 학생들이 많아서 학생들이 종종 한국 음악을 들려준다. 한국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진 않지만 TV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대중음악을 접하고 호기심이 많이 생겼다. 다른 문화와의 접촉이 즐겁다. 그렇게 다양한 문화를 접촉하고 받아들이면서 내 안에 또 하나의 복합 문화가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비달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참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렇게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돌고 싶었고 그래서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 정말 음악을 하기 때문에 여행이 가능했다. 그런 마음은 능력을 더욱 키우게 한다. 세계와 만나는 것은 마치 피라미드와 같다. 피라미드의 꼭지점에 올라 갈수록 세상이 얼마나 작은지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은 더욱 열심히 음악을 하게 한다.” 비달은 참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일 때문에 고민하고 방황한다. 일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도 많다. 그에게 일과 삶의 행복을 조율하는, 일을 하면서도 행복하게 사는 비결 같은 것이 있는지, 있다면 듣고 싶었다. “일과 좋아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난 굉장히 행운인 것이 너무나 좋아하는 음악이 일이고 일이 음악이라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무척 큰 행복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과는 다르게 일을 찾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라고 묻고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돌아보는 마음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로 사람들의 가슴에 따뜻한 불씨를 지피는 문화 전도사 비달, 그가 내디딘 이 걸음이 보다 많은 이들의 가슴으로 퍼져나가 음악을 듣는 이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평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는 문을 열고 나가 계속 만나고 나눌 것이다. 열정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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